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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8일 울산 화재 당시,
33층 주상복합 아파트 전체로
순식간에 불이 번졌는데도
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.
기적 같은 구조 활동,
그런데 결코 기적만이 아니었습니다.
소방관들의 신속하고 헌신적인 구조에다,
직접 몸을 던져 이웃들을 구한 주민들이
이뤄낸 일이었습니다.
긴박했던 상황에서 용기를 내
헌신적으로 이웃들을 구조한 이들을
유영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
◀END▶
◀VCR▶
건물 외벽을 타고 오른 불길은
순식간에 33층 꼭대기까지 닿았고,
화염과 연기에 갇힌 주민들은
집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.
28층에 사는 구창식 씨 가족은
다행히 안방 창문과 연결돼 있던
야외 테라스로 급히 몸을 피했습니다.
◀ I N T ▶ 구 모선 / 아들
검은 연기와 열기가 들어와서 현관 문으로 못 나가게 됐습니다. 그래서 안방으로 대피를 해서 저희가 운이 좋게 피난 대피층이어서..
그 순간, 위쪽에서 들려온 다급한 목소리,
바로 위층인 29층 테라스에서
갓난아기를 안은 임신부가 살려달라며
울부짖고 있었습니다.
때마침 곁에 있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
이들을 구해내자마자,
이번엔 한층 더 위인 30층에서도
주민 4명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.
사다리는 닿지 않고, 이불과 커튼을 엮어
탈출하기에도 너무 급박했던 상황.
이번엔 바닥에 이불을 쌓은 뒤
침대보를 활짝 펴서,
뛰어내리는 주민들을 받아냈습니다.
◀INT▶ 구 모선 / 아들
남자아이가 뛰어내려서 아버지께서 맨몸으로
받으시고 큰 딸이 무서워가지고 내려오지 못해서 창틀을 붙잡으면서 5-10분 동안 (매달려있었습니다.)
잠시 숨돌릴 틈도 없이
아랫층인 27층, 꼭대기인 33층에서도
구조 요청이 잇따랐지만,
도저히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.
구 씨 가족은 이들에게
지금 대피해있는 장소와 현관 비밀번호를
소리쳐 물었고, 그대로 소방관들에게
알렸습니다.
구조를 포기하다시피 했던 이들 이웃들은
한 명도 다치지 않고 모두 구조돼
무사히 탈출했습니다.
이렇게 구 씨 가족이 구해낸
이웃 주민들은 모두 18명.
자신들도 건물에서 빠져 나왔을 땐
불이 난 지 3시간이나 지나 있었고,
1층에 도착하자마자 탈진해
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.
◀INT▶ 구 창식 / 아버지
밖을 보니깐 아비규환 그러니깐 군데군데에서 사람 살려달라. 저도 1분 동안 몸이 경직돼서 움직일 수 없어서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내가 구해야겠다.
화재 이재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SNS에서는
구씨 가족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하는
입주민들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.
MBC뉴스 유영재 /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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