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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제강점기 말기인 1940년대,
일본은 전쟁 물자로 쓰겠다며
소나무에서 나는 송진까지 수탈해 갔는데요.
당시 큰 상처를 입고도 살아남은 소나무들이
전국 각지에서 확인됐습니다.
유희정 기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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울산 울주군 가지산 중턱에 자리잡은 석남사.
절로 들어가는 길목에
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.
그런데 소나무 줄기 아래쪽이
하나같이 알파벳 V 모양으로
깊게 패여 있습니다.
안쪽을 들여다보니 예리한 날로 촘촘하게
금을 그어놓은 자국도 보입니다.
일제시대 송진을 채취하려고
줄기를 파낸 흔적입니다.
◀INT▶ 일영 스님\/석남사 주지
사찰의 다락에 송진을 받았던,
이 나무에 상처내서 송진을 받았던 깡통들이
백여 개가 넘게 나왔다고 했어요.
1937년 중알전쟁을 일으킨 일제는
항공유 등에 쓸 기름이 부족해지자
송진에서 기름을 추출하려고
수탈을 시작했습니다.
(S\/U)소나무에 상처가 남아 있는 부분의
나이테 연도를 측정해 봤더니,
일제강점기 말기인 1941년에서 1945년 사이에
이런 상처가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1943년 한 해
우리나라에서 수탈된 송진의 양만
4천 74톤.
50년생 소나무
92만 그루에서 뽑아내야 하는 양입니다.
◀INT▶ 박찬열\/국립산림과학원
연료를 만들기 위해서 과다하게, 일정 지역마다
공출량을 정해 두고 채집을 하다 보니까,
(상처 크기가) 50cm 이상, 어떤 건 1m까지 되는
그런 피해가 나타난 거죠.
송진 채취 피해를 당한 소나무들은
울산과 강원도 평창, 충청북도 제천 등
43개 지역에서 확인됐는데,
송진을 빼앗기고도 건강히 살아남아
이제 수령 100년이 되어가는 노송으로
자라났습니다.
온몸으로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
증명하는 이 소나무들은
산림청의 산림문화자원으로 보존될 예정입니다.
MBC뉴스 유희정.\/\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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